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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아프리카에도 밝은 세상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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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회 5,041 조회 날짜 13-10-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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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창원시 월남동에서 30년째 안경원을 운영중인 배구한(왼쪽) 씨와 아들 대국 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남동에서 30년째 안경원을 운영하는 배구한(63·사진) 씨는 매일 새벽 4시 하루를 시작한다.

안경원 개점시간 전까지 그는 두 가지 일을 주로 한다. 첫 번째는 운동. 체력관리를 위해 동네를 가볍게 뛰는 것은 그의 오랜 일과 중 하나다. 두 번째로 하는 것은 바로 안경 만들기. 고객을 맞이하는 1층이 아닌 2층에서 그는 판매가 목적이 아닌 안경을 매일 만든다.

배 씨는 의령군 낙서면 출신이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와 어렵게 살아 중학교 3학년 땐 학업까지 중단해야 했다. 그러다 몇 해 뒤 대구의 한 안경테 공장에 취직한 것을 계기로 안경사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을 하고 마산에 왔어요. 지금 안경원이 있는 길 맞은 편 해방촌이 있었는데 거기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에 경남대학교 안에 분점도 열었어요. 그때부터였어요. 이전부터도 간간이 이웃을 돕고 있었지만 제가 만드는 안경을 바탕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본격적으로 도와보자 생각했던 게요. 홀어머니 밑에서 고생하며 산 어린 시절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게 해준 거 같아요."

그렇게 30년째다, 이웃들을 돌본 것이. 긴 세월만큼 그는 여러 방면, 여러 지역에서 많은 이웃들을 돌봤다.

주로 진행한 것이 안경 기증과 시력검사다. 전남 고흥의 소록도 등 경제적, 물리적 여건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직접 달려가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그러면서 경남 안경사 회장, 신마산 파출소 청소년 선도위원 등으로도 오래 활동했다.

2011년엔 그간의 활동들을 담은 자서전 <봉사하는 마음은 아름답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다양한 봉사활동하며 많은 일을 겪기도 했다. 1993년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경남대 국어교육과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배 씨는 그 당시 꽤 큰 금액이었던 30만 원을 기탁했다. 하지만 학생은 그의 온정에도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당시 일을 회상하는 배 씨의 표정에 쓸쓸함이 느껴진다.

"그 일이 있고 얼마 뒤 학생의 아버지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읽다 보니 말로는 다 못하게 슬프더군요. 저도 아들이 있으니까."

꾸준히 지역서 봉사를 하던 그는 얼마 전부터 전 세계로도 시선을 돌렸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난민들에게 안경 기증을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운동을 해요. 나이가 드니까 봉사도 체력이 없으면 힘들더라고요. 오랜 시간 비행기도 타야 하고 가지고 갈 안경도 미리 만들어야 하고요. 안경원 운영하는 시간 외에 많은 일을 하려니까 아무래도 체력이 가장 중요해요. 작년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다녀왔어요. 갈 때마다 참 마음이 아파요. 녹내장을 앓고있는 이도 너무 많고 눈에서 고름이 나오는 사람들도 더러 있죠. 그런 이들에게 시력검사와 안경, 풍토병 예방약 기증 말고 해줄 게 없어서 참 마음이 아파요."

안경원 판매금액의 20%가량이 드는 일이다. 가족들의 반대는없었을까.

"다행히 아내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이런 제 활동을 지지해줘요. 감사한 일이죠. 게다가 아들은 저와 같은 안경사예요. 저와 함께 안경원을 꾸려가고 있죠. 물론 함께 봉사활동도 곧잘 하고요.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이 인정받은 것일까. 구한 씨는 마산시민이 드리는 봉사상, 의령군민 봉사상, 보건복지부장관상 그리고 대통령 표창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봉사라는 것이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저만 해도 안경 하나로 이렇게 이웃을 돕고 있잖아요. 그리고 봉사는 주기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사람에게 주는 것은 결국 어떤 식으로 다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30년간 봉사하며 느낀 점이 그래요. 작은 노력으로 꾸준히 온정을 나눠보세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 선물에 더 감사할 날이 분명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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