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NSP통신] 아프리카 청년에게 새 삶을 선물한 부산의 의사와 굿뉴스의료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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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도 부산 대동병원 외과과장과 유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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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지난 12월 부산 대동병원에서 특별한 사연을 가진 한 환자의 대퇴골 금속판 제거수술이 진행됐다. 그 주인공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유진(29, Eugene Lukokholo Makotsi) 씨.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이 청년에게 새 삶을 선물한 사람은 이 병원 채병도 외과과장으로, 지난 7년 간 굿뉴스의료봉사회 일원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의료봉사를 펼쳐왔다.
유진 씨가 수술을 받게 된 배경은 이렇다. 2014년 케냐 의료봉사 때, 한 청년이 다리를 절뚝이며 굿뉴스의료봉사회의 임시 진료소를 찾아왔다. 유진 씨는 16세 때 교통사고로 왼쪽 대퇴골이 골절돼 금속관을 박는 수술을 했고, 치료비가 없어 10여 년 동안 제거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금속관과 대퇴골에 생긴 염증과 고름이 피부를 뚫고 계속 흘러나와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고 있었고,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관절이 점점 굳어 뼈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왼쪽 다리가 오른쪽보다 5cm 정도 짧았다. 유진 씨는 그때 처음으로 드레싱을 받고 약을 먹었다.
2015년 여름 의료봉사단이 다시 케냐에 방문했을 때, 유진 씨는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병이 계속 진행되면 결국 다리 한쪽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 그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던 채병도 과장이 그를 한국으로 초청했고, 지난 12월 드디어 금속판 제거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보험적용을 받아도 300~400만원에 달하는 이 수술은 여러 단체와 사람들의 마음이 모였기에 가능했다. 대동병원 600만원, 굿뉴스의료봉사회의 모금활동 350만원, 기타 여러 단체에서 수백만원을 기부했다. 현재 유진 씨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해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몇 차례 검사 후 다음 달이면 케냐로 돌아갈 예정이다. 고향에서 남은 삶을 타인을 위해 살고 싶다는 유진 씨와, 한 청년의 인생에 큰 도움을 준 채병도 과장의 이야기는 더욱 추워진 요즘 우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한편 굿뉴스의료봉사회(Good News Medical Volunteers:GNMV)는 지구촌 곳곳에서 질병과 재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결성된 인도적 봉사단체로 2008년 결성됐다. 해마다 여름이면 휴가를 반납한 많은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은 사비를 들여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뜻을 모아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가고 있다.
왼쪽부터 채병도 외과과장, 박경환 대동병원장, 박영준 부산대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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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채병도 과장과 굿뉴스의료봉사회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은 유진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에 와서 치료 받은 후 얼마나 좋아졌나요? 예전과 비교해 얼마나 만족하나요?
[유진] 수술을 받기 전에는 다리에 오래된 상처가 있었어요. 그 상처 때문에 다리에서 피가 나고 덧났어요. 그 상처 때문에 다리를 절단해야 될 상황까지 갔었어요. 가장 큰 문제였죠. 한국에 와서 두 번의 수술을 받았는데, 첫 번째는 10년간 다리에 박혀있던 철심을 제거하는 것, 두 번째는 고인 피와 고름을 빼내고 항생제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었어요. 상처를 통해 감염이 되면 온 다리를 잘라내야 했기 때문에 이 수술을 받으면서 다리를 절단하지 않게 됐어요. 물론 무릎이 아직 굽혀지지 않는 어려움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던 상처를 제거한 것이 다리를 다 낫게 해주었다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예전과 비교하면 걷는 것이 가볍고 너무 편해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자체로 만족하고 감사합니다.
▲ 케냐에 2월말에 간다고 하는데, 케냐에 가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요? 누구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유진] 제일 먼저 저를 이곳에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나이로비 교회 김욱용 목사님을 뵈러 갈 거예요. 가서 건강한 다리로 인사도 드리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가족들을 보러 갈 거예요. 가족들이 아직 구원을 받지 않았는데, 이렇게 건강해진 다리로 가족들을 만나서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또 친구들, 저와 함께 일했던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케냐음식도 그립지만 한국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많이 그립지는 않네요.
▲ 케냐에 가서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유진] 2014년 채병도 의사선생님을 처음 뵙게 되고, 제 다리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그때 선생님께선 제 다리를 보시고 간단한 수술을 해주셨죠. 그리고는 헤어졌는데 2015년에 다시 채병도 선생님을 만나게 됐어요. 저는 그분을 기억했지만 그분이 저를 기억하리라고는 생각도 안했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저를 알아보신 거예요. 저는 치료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고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었는데 한국에 와서 수술을 받고 이렇게 건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제가 케냐에 돌아가면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고 싶어요. 의료봉사에 다시 참가해서 내게 병이 있었지만 의료봉사를 통해 낫게 됐고 그것이 내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해주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면 병으로 고통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희망을 가질 것이고, 그 희망이 그들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해줄 수 있다고 믿거든요.
▲ 한국에서 두 달가량 지냈는데,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떠신가요?
[유진] 모든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여기에 지내면서 정말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제가 수술을 받은 병원에선 제가 첫 외국인 환자이자 혼자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관심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니 어벙벙했어요. 마치 유명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어요. 병원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제 소식이 병원지에도 실리게 됐고 방송에도 나오게 됐어요. 병원에서 뿐만 아니라 거리를 나가도 사람들이 저에게 “Hello! Where are you from?” 하면서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사실 한국에 오는 건 제게 치료의 목적도 있었지만 모험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고 싶어 했죠. 제 다리는 아팠지만 그런 도움들을 통해 나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한국은 제게 최상의 편의와 치료와 음식을 제공해주었어요. 한국 사람들은 참 따뜻하고 친절합니다.
▲ 후원해 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해주세요.
[유진] 오랫동안 희망 없는 삶을 살았는데, 이것을 통해 꿈을 갖게 됐습니다. 몸이 나은 것뿐만 아니라 마음이 치료됐어요. 케냐 나이로비 김욱용 목사님께도 정말 감사드리고, 제가 한국에 와서 수술을 받게 해주신 채병도 원장님과 병원에 계신 모든 의료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국에 오는 비용이나 수술받는 비용들을 제가 감당하지 않았어요. 다른 분들이 저를 위해서 도와주신 덕분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고, 하나님께 가장 큰 감사를 드립니다.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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